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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2021년을 돌아보며 2022년의 방향을 정해보는 글

December 2021

개발자가 된 지 3년 째 처음 써보는 글

  올해 초 처음으로 블로그를 시작했다. 7월이 되면서 3년 차 개발자가 되었고 지금 처음으로 일년을 돌아보는 글을 쓰고 있다. 인턴부터 시작해서 다니던 티몬은 많이 익숙해져서 사실 작년 12월부터 이직 생각이 가득했었고 연초부터 생각한 한해 목표도 첫 이직이었다. 지금에서 돌아봐도 같이 배우고 일하던 팀원들이 하나 둘 떠나고 있었기에 불안감만 가득했었고 이직에 대한 마음만 앞섰던 한 해를 정리 해본다. 더 나아가 개발자를 계속 하는 이유도 써본다.

  처음에는 글 제목을 일년 회고록으로 쓸까 하다가

회고록(回顧録) 또는 회상록(回想錄)은 문학의 한 종류로, 개인의 경험 등을 통해 쓴 역사나 기록이다. 자서전과 비슷하다. 시간을 나타낼때도 사용 가능하다.

  생각보다 다른 분야에서는 회고록이 보통 시간을 되돌아 보는 글이 아닌 어떤 사건을 회상하는 의미로 많이 쓰이는 것 같아서 회고록이 아니라 서술해서 지었다.

익숙함이 정체를 가져왔다

  3년 정도 되면 뭐든 익숙해지고 지루해지기 마련이다. 익숙한 환경에서의 반복된 작업은 어떤 성향을 배우게 하면서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성장 혹은 정체하게 하는데 일을 처음 시작하는 입장에서는 더 영향을 많이 받는 다. 개발자로 치면 주니어 개발자의 주니어 시절이 그만큼 중요하다. 물론 그 환경에서 나름 적응이 되고 숙련도가 높아지는 것이기 때문에 해당 환경에서 그 위치에서의 만족도는 높아가고 그 환경 내에서의 인정도 받게된다.

봉선

  연차가 쌓이면서 티몬에서 인정도 받고 위치도 올라가는 듯 했지만 내 눈은 내가 일하고 있는 곳 바깥을 향했고 티몬에서 성장이 아닌 정체가 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프로젝트를 하고 싶었지만 그게 어려웠다. ( 최근 새로운 회사에서 일정에 치이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그 시절 여유가 그립기도 하긴 하다. 자세한 내용은 [생각] 첫 직장 회고록 에 적어놨다. )

첫 이직에 대한 생각

  처음 하는 이직이다 보니 초보티를 많이 냈었다. 이력서도 엉망으로 쓰고 면접에서도 과도한 긴장으로 인해서 면접관님들께 좋은 인상을 주지 못했다. 경력도 길지 않아서 생각보다 서류 탈락 비율도 높았고 회사마다 채용 과정 도 제각각이었다. 채용 과정을 행함이 아마추어스럽다 보니 기술 면접 전인 전화 면접이나 사전 면접 수준에서 다 광탈했었다. 이직을 하게 된 카카오도 아주 긴장을 많이 한 상태에서 우황청심원을 먹으면서 벌벌 떨면서 면접을 봤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그 공포감이 느껴지는 것 같다.

  카카오는 이제 한 달 조금 더 다닌 것 같은데 처음 이직한 회사다 보니 아직 어색하기도 하고 적응 중이다. 티몬에서와 다르게 원하는 만큼 많은 프로젝트를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다양한 분들과 협업하다 보니 이것저것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좋다. 옮긴 회사에 빠르게 적응하고 프로젝트를 다룰 수 있는 것도 개발자의 능력의 한 부분 임을 느끼고 있다.

왜 개발자를 계속 하고 있을까

  나는 그렇게 뭔가 끈기 있게 하는 편이 아니다. 신작 게임이 나오면 보통 찍먹만 하고 접는편이고, 아니다 싶으면 관두고 다른 것을 하는 것을 제일 잘한다. 회계사 공부도 했었고 요식업에 관심을 가진 적도 있었고 이것 저것 하다보니 대학을 졸업하는데 9년이나 걸렸다. 사실 개발자도 방황하다가 학교에서 제공하는 적성 검사에서 전산 쪽 공부가 맞다고 나와서 부랴부랴 복수전공을 신청해서 시작하게 되었다. 사실 웹 프론트앤드 개발도 졸업하고 취업이 급해서 시작했다. 그런 내가 지금은 누구보다 즐겁게 블로그에 글도 쓰면서 개발을 하고 있다.

배신

  최근 ‘열정의 배신’이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내용이 상당히 충격적이다. 스티브 잡스가 열정이 아닌 운과 실력으로 성공했다고 언급하고 있는데 사실 그의 열정은 마약과 자유로움을 향하고 있었고, 뒤늦게 운으로 팔린 매킨토시 덕분에 열정이 거기로 갔고 그가 성공했다는 내용이었다. 요약하자면, 어떤 열정이 성공을 부른 게 아니라 실력이 커지면서 만족도가 높아지고 열정이 생기고 계속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도 뭐 비슷한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안정된 환경에서 개발하면서 실력이 높아지고 만족도가 높아지게 되니 자연스레 열정이 생기며 꾸준히 개발을 할 수 있게 됐다. 정체되고 실력이 떨어지면 재미가 없을까 봐 계속 달리고 있다.

  또, 삶을 온전히 통제할 수 있다는 부분도 매력적으로 느끼고 있다. 데이터를 받고 온전히 나만의 방법으로 어플리케이션을 만드는 것 처럼 인생의 변수들을 내가 생각하고 정한 방향대로 스스로의 삶을 구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회사 근무도 다 자율선택이기 때문에 아침에 운동하고 싶으면 아침에 운동하고 늦게 출근 해도 된다. 개발자들이 어플리케이션을 구현하듯이 주도적으로 삶을 방향대로 끌고 가고 싶어 하기 때문에 생긴 개발 회사 문화라고 생각한다.

2022년 방향

  2022년은 개발자의 체급을 높이는 한해로 정해볼까 한다.

  • 내가 생각하는 개발자의 체급
    • 코딩 및 개발 지식
      • 양반식으로 글에서 얻는 구현력
      • 백정식으로 실습에서 얻는 구현력
    • 체력
      • 강한 업무에도 집중할 수 있는 체력
      • 업무 외에도 자기 여가를 즐기며 충전을 할 수 있는 체력
    • 구현 외적인 프로젝트 수행 능력
      • 개발자 외 와의 협업 능력
      • 개발자 와의 협업 능력
      • 일정 관리 능력
    • 말하기
      • 발표 말하기
      • 면접 말하기
      • 협업 말하기
    • 글쓰기
      • 블로그 쓰기
      • 기술 명세 쓰기

  대강 생각해 본 개발자의 체급은 이렇다. ( 분명 더 있을 텐데 한데 뭐가 더 있을까.. ) 다 잘하는 개발자는 없다고 생각하고 그렇기에 팀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발전 시킬 수 있는 부분은 발전 시키고 싶은게 싶은 게 욕심이다. 특히나 개발자의 말 하기 능력의 필요성은 면접을 진행하면서 크게 느꼈고 일하면서도 느끼고 있다. 또, 연초의 계획은 언제나 훌륭하다. 올해 초 계획이 사이드 프로젝트 4개 만들기였는데 결국 다 릴리스 되지 못하고 시도로만 끝났다는 것도 생각해 볼 점이다. 호기롭게 정한 계획이었지만 생각해 보면 내 욕심이었고 그 계획이 내 실력에 도움이 되었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욕심에 휩쓸리지 말고 단단하게 나아가 봐야겠다.

마치며

  한해 동안 다양한 일들이 있었다. 팀원들도 많이 떠나보냈고 첫 이직도 해서 적응 중이다. 내년 말에는 더 발전된 인사이트로 일 년을 되돌아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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